가끔 우리의 이야기가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자신만 그런 불행을 겪은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위안이 되는 것이지요. 예컨대 아버지의 암 진단으로 인해 걱정에 휩싸인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 친구가 이런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주변에서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면 친구의 심정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변에 그런 친척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이모나 고모가 암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을까요?
당연히 간접적으로 겪은 친척의 투병기를 전달하고 싶을 것입니다.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친척의 암 투병 이야기를 합니다. 이때 친척의 암 진단, 치료 기간과 과정, 현재의 상태에 대한 정보 등을 연이어 설명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물안궁'으로 마무리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경험을 소개할 때, 친구에게 제대로 된 위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가진 경험을 친구와 공유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감정을 다루는 일입니다. 친척의 암 투병기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일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주변의 심리적 충격,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환자의 고통과 가족들의 불안 등을 공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이모도 작년에 암 진단을 받았거든. 그래서 이런 일이 얼마나 가족을 고통스럽게 하는지 조금 알아. 게다가 너는 아빠에게 그런 일이 생겼으니 얼마나 놀라고 충격이겠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금 많이 불안하기도 할 것 같은데."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하는 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건에서 경험했던 자신의 느낌을 함께 나누는 일은 단순한 자기 노출을 공감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상대방의 감정에 나의 감정을 덧대는 일이 병행될 때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공감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개 과거 경험을 꺼낼 경우, 감정만 쏙 빼놓고 이 야기할 때가 무척 많습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가짜 공감의 함정에 빠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여러분의 이모가 몇 년도에 진단을 받았는지, 어떤 치료를 얼마 동안 받았는지,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그리고 결국 완치 판정을 받고 지금은 얼마나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이렇게 마무리를 합니다. "네 아빠랑 우리 이모랑 나이도 비슷하시니까 분명히 완치 되실 수 있을 거야! 알았지? 힘내!"
친구는 이러한 결론에 어느 정도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완치된 사람은 여러분의 이모이고, 친구의 아버지는 현재 암 진단 말고는 어떠한 치료 과정도 겪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분의 이모와 친구의 아버지가 같은 연배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병세와 같은 치료 결과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친구는 더욱 불안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친구의 감정을 하나도 헤아리지 않는다면 자기 노출은 공감 근처도 못 가보고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상대방과 공감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무조건 꺼내지도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대신 경험을 대화 중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점을 기억해 야 합니다. 경험한 일의 디테일을 전하는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일을 통해 ‘경험한 감정’을 공유 하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어떨 때는 굳이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속으로 상대방의 감정적 경험을 유추해 볼 수 있다면,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암 진단이라는 것 자체가 주변 사람을 공포로 몰아넣잖아? 아빠가 그런 진단을 받았으니 얼마나 심리적인 충격이 심할지 상상이 안 된다. 지금 심정이 어때?"
여러분이 친척의 암 진단으로 인해 간접적인 충격을 경험 했더라도, 굳이 그 이야기를 친구에게 자세히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그때 경험한 감정을 떠올리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면, 친구의 느낌을 헤아리는 공감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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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우리의 이야기가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때도 있습니다. 자신만 그런 불행을 겪은 줄 알았는데, 다른 사람도 유사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 위안이 되는 것이지요. 예컨대 아버지의 암 진단으로 인해 걱정에 휩싸인 친구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그런 친구가 이런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여러분은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 주변에서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면 친구의 심정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주변에 그런 친척이 있다고 가정해 볼까요? 이모나 고모가 암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고 최근 완치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꺼내고 싶지 않을까요?
당연히 간접적으로 겪은 친척의 투병기를 전달하고 싶을 것입니다. 대화 중에 자연스럽게 친척의 암 투병 이야기를 합니다. 이때 친척의 암 진단, 치료 기간과 과정, 현재의 상태에 대한 정보 등을 연이어 설명한다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안물안궁'으로 마무리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의 경험을 소개할 때, 친구에게 제대로 된 위안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자신이 가진 경험을 친구와 공유하고자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감정을 다루는 일입니다. 친척의 암 투병기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일은 그리 중요한 일이 아닙니다. 암 진단을 처음 받았을 때 주변의 심리적 충격, 치료 과정에서 겪게 되는 환자의 고통과 가족들의 불안 등을 공유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이모도 작년에 암 진단을 받았거든. 그래서 이런 일이 얼마나 가족을 고통스럽게 하는지 조금 알아. 게다가 너는 아빠에게 그런 일이 생겼으니 얼마나 놀라고 충격이겠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지금 많이 불안하기도 할 것 같은데."
단순히 자신의 경험을 연대기적으로 기술하는 일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 사건에서 경험했던 자신의 느낌을 함께 나누는 일은 단순한 자기 노출을 공감으로 이끄는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상대방의 감정에 나의 감정을 덧대는 일이 병행될 때 우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서 공감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개 과거 경험을 꺼낼 경우, 감정만 쏙 빼놓고 이 야기할 때가 무척 많습니다. 이럴 때 자연스럽게 가짜 공감의 함정에 빠지는 것입니다.
예컨대 여러분의 이모가 몇 년도에 진단을 받았는지, 어떤 치료를 얼마 동안 받았는지, 부작용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그리고 결국 완치 판정을 받고 지금은 얼마나 건강하게 살고 있는지를 상세하게 설명했다고 가정해 보지요.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이렇게 마무리를 합니다. "네 아빠랑 우리 이모랑 나이도 비슷하시니까 분명히 완치 되실 수 있을 거야! 알았지? 힘내!"
친구는 이러한 결론에 어느 정도 힘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완치된 사람은 여러분의 이모이고, 친구의 아버지는 현재 암 진단 말고는 어떠한 치료 과정도 겪지 않은 상태입니다. 여러분의 이모와 친구의 아버지가 같은 연배라고 해서 무조건 같은 병세와 같은 치료 결과가 나타나리라고 기대하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친구는 더욱 불안하겠지요. 그런데 그런 친구의 감정을 하나도 헤아리지 않는다면 자기 노출은 공감 근처도 못 가보고 끝나고 마는 것입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상대방과 공감하기 위해 자신의 경험을 무조건 꺼내지도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대신 경험을 대화 중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이 점을 기억해 야 합니다. 경험한 일의 디테일을 전하는 일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일을 통해 ‘경험한 감정’을 공유 하는 일이 훨씬 중요합니다.
어떨 때는 굳이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을 수 있습니다. 다행히 비슷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속으로 상대방의 감정적 경험을 유추해 볼 수 있다면, 상대방의 감정을 헤아리는 일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암 진단이라는 것 자체가 주변 사람을 공포로 몰아넣잖아? 아빠가 그런 진단을 받았으니 얼마나 심리적인 충격이 심할지 상상이 안 된다. 지금 심정이 어때?"
여러분이 친척의 암 진단으로 인해 간접적인 충격을 경험 했더라도, 굳이 그 이야기를 친구에게 자세히 꺼내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그때 경험한 감정을 떠올리면서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면, 친구의 느낌을 헤아리는 공감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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