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정보]나는 매일 삶의 감각을 깨운다

2025-10-22

행복한 세상을 실현하는 NGO. 행복한가



비는 그칠 줄 모르고 계속 쏟아졌습니다. 큰 차들이 지나가며 빗물을 튀겼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깁니다. 이런 날 걷고 있는 내가 조금은 낯설게 다가옵니다.


세차게 내리는 빗속을 우산 받쳐 들고 홀로 걷는 기분이란! 그것도 외지고 한적한 공사장 주변을 아침부터 걷고 있다니. 예전 같으면 카페에 편하게 앉아 비 구경을 하거나 아예 외출하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런 내가 걸으면서 비를 느끼고 있다니 조금은 들뜬 기분이 들었습니다.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어떤 음악보다 듣기 좋았습니다. 때로는 이어폰으로 듣는 음악들은 듣다가 지치고 피곤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자연의 소리는 마음을 편하게 해줍니다. 생동감 있게 리듬을 타고 들려오는 경쾌한 소리들, 귀를 쫑긋 세워 가만히 집중해서 들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소리들을 모르고 살았구나' 싶었죠. 문득 내리는 빗 속에서 내가 살아 있음을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우리는 집 밖을 나가는 순간부터 종일 소음에 노출됩니다. 주로 듣는 건 차 소리와 시끌벅적한 사람들 소리뿐이죠. 조용한 곳을 빗소리에 귀 기울이며 걷는 그 순간, 내가 보였습니다.

 

'비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정도로는 감각이 살아 있구나.'

 

그동안 무뎌진 감성만 탓하며 나를 잊고 있었습니다. 집에 있지 않고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죠. 다음에도 비 오는 날에는 무조건 걸어야지 다짐해 봅니다. 열심히 걷고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옷과 신발이 엉망이 되었습니다. 약간 춥기도 하고 숨도 찬데, 이상하게도 즐거웠습니다.



'이 행복한 감정은 뭘까. 역시 걷기 잘했구나 싶다.'

 

계속 걷다 보니 나갈까 망설이는 시간이 조금 단축됩니다. 고민이 길어지면 나중에는 나가는 게 힘들어진다는 걸 경험으로 깨달았습니다. 고민하는 시간에 운동화를 신는 게 마음 편합니다. '오늘도 부지런히 걸어야지'하는 생각만 하기로 합니다.

 

비 온 다음 날이라 제법 쌀쌀하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왔습니다. 오늘은 어디를 걸어 볼까, 지인과의 점심 약속을 위해 집에서 한 시간 정도 일찍 출발해 걷기 시작했습니다. 집 근처 박물관을 지나다 뒷길로 접어드니 산책로가 이어져 있었습니다. 사방에 꽃망울이 올라온 게 어찌나 예쁘던지, 카메라를 들이대며 감탄하고 찍느라 손이 분주해졌습니다.

마음은 바쁘지만 꽃놀이를 즐깁니다. 예쁜 꽃들을 그냥 지나치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혼자 즐거워서 여기저기 꽃 속을 돌아다녔습니다.

 

자연은 말없이 그 자리에 있지만 때론 많은 말을 하는 것 같습니다.

봄은 어김없이 오고 때가 되면 알아서 꽃을 피우는데, ’나는 제대로 살고 있는 걸까. 저마다 꽃 피는 계절이 다르구나.‘ 꽃을 피우기 위해 애쓰고 있는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생각해 봅니다.

 

찬바람도 어느 정도 가라앉고 해가 나니 꽃들이 더 눈부시게 아름다웠습니다. 박물관 뒤에 이런 길이 있었다니, 걷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을 새로운 장소를 발견해 더없이 기뻤죠. 멀리 가지 않아도 이렇게 좋은 곳이 가까이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앞으로 자주 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산책로 일대에는 신기한 나무들이 많았습니다. 인고의 세월을 이기고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 앞에 서니, 나라는 존재가 한없이 작게 느껴집니다. 겨우 이만큼 살면서 힘들다고 낑낑 대는 모습이라니.

 

'항상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는 나무들처럼 단단해져야겠구나.'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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