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정보]하루에 하나만 해도 1년이면 365가지를 하는 거야

2024-04-01

행복한 세상을 실현하는 NGO. 행복한가


은퇴 후 하고 싶은 것들이 만났습니다. 시간이 여유롭다고 해서 함부로 쓰고 싶지도 않았죠. 그래서 초등학교 시절 방학 때 했던 것처럼 하루 일과표를 작성했습니다. 우선, 회사 다닐 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기로 했죠. 출근할 때는 아침이 싫었습니다. 5분이라도 더 자고 싶은 때 마음을 뒤로하고 힘겹게 일어나서 기계적으로 옷을 갈아입었죠. 출근 준비가 끝나면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보며 버스를 놓칠까 불안한 마음으로 서둘러 집을 나섰습니다.

 

은퇴한 지금은 따뜻한 햇살을 맞이하여 일어나는 아침이 행복합니다. 일어나서는 가장 먼저 캡슐 커피부터 내 안락의자 사이의 나무 테이블에 올려둡니다. 그리고 AI 스피커로 자주 듣는 라디오를 켜면 연결된 스피커에서 음악이 흘러나오죠. 거실 가득 음악과 커피 향이 채워지면, 방으로 다시 들어가 남편을 깨웁니다.



"커피 다 내렸어. 일어나요."

은퇴 전, 아침잠이 많은 남편을 깨우는 일은 힘들었습니다. 여러 번 깨워도 잘 일어나지를 못했죠. 내가 늦잠을 자서 서둘러 나가느라 깨우는 걸 깜빡하고 출근해버리면, 남편은 점심시간이 지나서까지 잠을 자다가 지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 한마디면 벌떡 일어나 거실로 나갑니다. 그리고 커피를 마시며 각자 잠을 깨우는 시간을 가집니다.

 

한 시간 정도가 지나면 몸이 완전히 깨어납니다. 그럼 둘 다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집 근처 호수 공원으로 나서죠. 아침 running을 시작하면 아직 햇빛에 데워지지 않은 차가운 공기가 가슴속으로 들어옵니다. 가끔 귀찮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 첫발을 내딛는 순간, 역시 달리길 잘했어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은 내 속도에 맞춰서 원래 달리던 속도보다 좀 더 천천히 뛰어서인지 평소랑 그대로입니다.

아침 운동 후에는 남편이 아침 겸 점심을 준비합니다. 주로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떡만둣국이나 간장계란밥을 한다. 그럼 식사 후 설거지는 내 몫입니다. 가끔 내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겠다며 브런치를 만들기도 합니다.



저녁 시간 전까지는 각자 자유의 시간입니다. 부부라도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한 법이죠. 이 시간은 우리에게 때로는 매우 소중합니다. 서로에게 방해받지 않기 위해 우린 가능한 같은 공간에 있지 않으려 합니다. 내가 집에 있으면 남편 이 카페로 갔고, 남편이 집에 있으면 내가 밖으로 나갔습니다. 밖으로 나간 날에는 동네 탐험을 합니다.. 발길 닿는 대로 계속 걷다가 서점에서 읽고 싶었던 책을 고르기도 하고, 새로 개업한 카페가 보이면 들어가서 커피를 마셔 봅니다. 어쩌다 들어간 곳이 마음에 들 때면 남편에게 사진과 함께 메시지를 보냅니다.

 

은퇴 후 한동안은 여유로운 시간에 적응이 어려웠습니다. 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하루를 시간 단위로 잘게 쪼개어 여러 가지 것들을 했죠. 영어공부, 독서, 아이패드로 그림 그리기, 글쓰기 연습 등등 하루가 너무 바빴습니다. 은퇴를 했는데도, 스트레스가 쌓였죠. 후식도 회사 생활처럼 했던 것입니다. 계획한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했고, 여유 시간에도 무언가 생산적인 일을 해야 만 할 것 같았죠. 그때 은퇴 선배인 남편이 말했습니다.

 

"한 번에 하나씩만 해. 시간 많은데 뭐 그리 급해"



요즘은 한 번에 하나씩만 하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하루에 한 가지만 해도 괜히 뿌듯한 기분입니다. 책 한 권 을 다 읽거나 집안일 하나만 처리해도 보람 있는 하루를 보낸 기분이죠. 회사에서는 하루에 수많은 회의와 결재, 메일 수십여통을 처리했는데, 하루에 하나만 하는 것이 너무 게으른 건 아닌가 자책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남편은 말합니다.

 

"하루에 하나만 해도 1년이면 365가지를 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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