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9-20
사단법인 행복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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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안 와?"
할머니는 대답 없이 서쪽으로 멀어졌지만,
나는 꿈속에서처럼 눈을 비비거나 울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창가에서 보는 모든 풍경이 그렇듯
적절한 거리를 두고 알맞게 그리웠습니다.
여기, 빛이 없는 서향 창에서 나는
때때로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다녀옵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창 너머로,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가능합니다.
내게 보이는 것은 외부의 빛의 반사작용이지만,
내가 보는 것은 내면의 빛에 의한 것이니까요.
나는 그 컴컴한 어둠에
내가 만든 미약한 빛을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러니 보이는 것 없는 이곳에서 내가 보는 것은
나의 반사광이자 나의 기억일 것입니다.
- 신유진 저, <창문 너머 어렴풋이>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