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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볕이 좋아서 근처에 있는 공원을 걸었다.
노인의 손가락이 책 페이지를 스치는 소리와
아이들의 웃음이 바람에 실려 흐르던 일요일 오후.
“저기 봐, 이 공원 유명인사야.”
고개를 돌려보니 잔디밭 곳곳에 몇 마리인지 셀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고양이들이 있었다.
사람들을 경계하지도 않고 한 녀석은 계단에 발라당 누워있고,
다른 한 녀석은 제 손으로 꼼꼼히 세수를 했다.
“그래서 이 공원의 별명이 '고양이 공원'이야.”
오래된 습관이라도 되는 듯 사람들은
고양이 옆자리를 조용히 내어주며 턱 아래를 문질러 주었다.
무심코 던진 먹잇감 대신,
공원 벽면에 매달린 고양이 얼굴 모양의 사료통이 그들의 배를 채우고 있었다.
한 노인은 자신의 빗으로 고양이의 등을 부드럽게 쓸고 있었다.
느긋한 고양이의 등 위로 나긋한 노인의 손길.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공원에서
누구에게나 찾아오지 않는 교감이 피어나던 순간.
- simon 저, <봄도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