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스토리]오늘 밤공기를 음미하는 이유

2025-10-30

행복한 세상을 실현하는 NGO. 행복한가



밤공기의 온도는 계절마다 다르다.

지금은 온도는 가장 뜨거운 계절의 여름 밤공기다.

녹음이 짙어 지는 계절이라고 하지만, 그만큼 햇빛은 너무 뜨겁고 매운 계절이다.

낮에는 치열하게 사느라 못 느꼈던 그 공기. 해가 저물고 나 홀로 퇴근하는 길, 산책길이나, 친구를 만나고 들어 오는 길, 나 혼자 창문을 열어두고 마시는 그 밤공기를 내 몸 구석까지 깊게 마셔 보면 내 마음을 차분하게 내려놓게 하는 묘한 힘이 있다. 그럴 때는 지그시 눈을 감아보자. 특별할 것 없는 나의 온전한 숨을 밤공기에 맡겨보면 마음이 가벼워 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뜨겁고도 다정한 여름밤

지금은 한 여름, 뜨거운 계절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낮이 제일 길고 밤이 짧은 계절이 왔다. 선풍기를 꺼내고 에어컨을 미리 청소해 둔 보람이 있는 계절. 낮의 뜨거운 열기가 채식지도 못한 저녁에는 나가기도 두렵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으로 깊은 밤이 찾아오면 있던 열기가 점차 빠지게 된다. 열기가 어느 정도 빠진 그 공기는 참으로 다정하게 다가온다. 그렇게 낮에는 뜨겁더니 너란 공기도 식기는 하구나. 여름밤은 뜨거움과 다정함이 뒤섞인 그런 공기를 내뿜고 있다. 그리고 그 열기만큼이나 에너지가 넘치는 이 여름밤을 어찌 밉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나는 제일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고 여름엔 항상 외친다.

창문을 열고 사색하기 좋은 밤

아, 기분 좋은 바람이 콧잔등을 간지럽히며 내 마음이 더 차분해지길 바라는 계절이 얼른 오라고 또 한 번 외쳐본다. 그러다 햇빛이 따갑지 않다. 빛의 채도가 낮아졌다. '아! 가을이다. 반가워 내가 좋아하는 계절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이토록 좋아하는 가을의 밤은 특별하다. 괜히 책를 더 읽고 싶고 더운 밤공기에 미뤘던 딥펜 캘리그래피, 그림 그리기 등 창작활동이 더 잘 나올 것 만 같은고 지금 하고 있는 모든 게 다 잘 될 것 같은 마법 같은 계절이다. 그리고, 너무나 더운 여름을 맛봤기에 가을밤엔 사람들이 더 밖으로 나오지만, 여름만큼의 소란함이 없는 차분한 계절 밤공기다. 가을밤은 조금 쓸쓸하게 느껴지는 기운이 섞여 있음에도 혼자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밤이다.

그럴 땐 창문을 열고 괜히 사색하게 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그러 가을밤이 그 밤공기가 참 좋다.

기분 좋은 선선함이 지나갔다.

시린 밤의 깨끗함

자! 이제 코끝이 시린 계절인 겨울이다. 공기의 온도가 차원이 달라진다. 낮엔 햇빛이 있으면 조금 낫지만 어둠이 내린 밤이 찾아오면 차가운 공기가 몸을 에워싼다.

낮에 환기를 시키려고 창문을 열었다. ‘아이 추워’ 하고 오들오들 떨고 하나 둘 셋넷… 숫자를 센 뒤 금세 창문을 닫아버리는 계절. 야심한 밤, 답답함에 맑은 그 밤공기를 들이켜고 싶어 열었다가 금방 마음이 거짓말처럼 돌아서 버리는 그 계절 그 밤공기는 찰나지만 참 깨끗했다. 잠시 맛본 깨끗한 밤공기에 내 마음이 맑아지고 오히려 편안해진다.

 

달콤하고 로맨틱한 봄밤

공기가 어느 순간 추웠다 덜 추웠다가 반복을 하면, 따뜻한 공기가 밀려오고 있다는 신호다.

그 매섭던 한파가 가고 따뜻한 공기가 밀려오면 매화 봉오리가 맺히고 초록 잎이 깜찍하게 봐 달라고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낸다. 생명력이 넘치는 느낌이 들면 그래 봄이 왔구나.

사실 봄을 특별히 좋아해 본 적이 없다. 그 미지근한 공기가 아마도 나랑 안 맞은 탓. 그럼에도 벚꽃을 기다렸다는 것엔 부정할 수 없다. 매해 벚꽃을 사진첩에 가득 메우니 말이다. 그런 봄의 밤공기에 벚꽃이라는 치트키를 사용하면 어두운 밤 연분홍 빛 벚꽃을 보러 사람들이 너도 나도 나온다. 봄밤공기에 로맨스를 더한 이 낭만적인 것을 어떠한 것이 이길 수 있으랴. 꿀물 같은 달콤함이 모두의 마음을 흔드는 요물 같은 봄의 밤공기, 거기에 모든 만물이 다시 생명을 얻는 계절이다 보니 밤마다 무언가 시작해도 다 될 것 같기에 오묘함이 뒤 섞인 밤이다.

사계절이 있는 나라에서 살아서, 이토록 다양한 밤공기를 음미한다는 것은 행운이다. 밤공기의 매력. 글로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오늘의 여름 밤공기를 음미해 보자. 그렇게 오늘의 내 마음을 한결 가볍게 만들어가 보자.




by MUZE https://brunch.co.kr/@dhy103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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