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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소재공모전

특별한 가족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사랑하는 손녀와 함께

    By 김원일

    내 나이 일흔, 5년전인 65세에 정년퇴직을 했습니다. 40년을 매일 습관처럼 해오던 일을 그만두니 마치 나의 몸 일부가 사라진 듯 허전하더군요. 나는 이제 더는 쓸모없는 인간인가? 라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삶이 공허하고 우울증까지 왔습니다. 할 줄 아는 집안일은 하나도 없고 어느 곳에서도 쓰임이 없다는 게 이렇게까지 슬픈 일일 줄 몰랐습니다.

    하나밖에 없는 딸아이가 이런 저의 상태를 눈치채고는 주말마다 이 아비를 데리고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착하고 듬직한 사위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손녀딸과 함께 전국 곳곳을 누비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수많은 곳을 다니면서 좋은 구경도 많이 했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가족과 함께라는 것이었습니다. 일할 땐 돈을 번다는 핑계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내기가 왜 이렇게 어려웠던 걸까요. 돌이켜보면 미안했던 게 많았던 한 집안의 가장이었네요.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갔던 모든 곳이 다 좋았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곳은 ‘신성리 갈대밭’이란 곳이었습니다. 

         

    서천군과 군산시가 만나는 금강 하구에 펼쳐져 있는 갈대밭으로, 한국의 4대 갈대밭으로 꼽히는 이곳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에 내 마음도 갈대가 되어 나부끼는 것만 같았던 멋진 곳이었습니다. 나중에 꼭 다시 한번 와보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기억에 남는 곳은 ‘경주’였습니다. 학창시절 수학여행을 간 이후로 나이가 들어서는 처음 가는 곳인데요. 기억 속 그곳과는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랐습니다. 훨씬 깨끗해지고 모던해진 분위기가 옛 문화재와 어우러져 요즘 젊은 사람들도 좋아하는 명소로 탈바꿈 되었더라고요. 특히 안압지는 야간에 가야 더 멋진 것 같습니다. 신라의 태자가 머물렀다는 곳인 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풍경에 손녀가 연신 예쁘다며 감탄을 했던 기억이 남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이산의 돌산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나 신기합니다. 거친 비바람과 태풍에도 어찌 그리 높이 쌓아 올린 돌탑들이 무너지지 않고 그대로인지……. 매스컴을 통해서만 봤던 걸 실제로 이 두 눈으로 확인하니 더 신기하고 경이롭기까지 했습니다. 우리 가족들의 사랑과 건강도 이 돌탑처럼 모진 시련과 풍파에도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켜달라 기도하고 왔습니다.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고 우리나라에도 여행하기 좋은 곳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늙은 아비를 데리고 함께 이곳저곳 다니느라 고생하는 사위와 딸, 그리고 너무나도 귀여운 우리 손녀딸에게 너무나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덕분에 소중한 시간을 배워가고 채워나가는 것 같아 행복합니다. 

    "고맙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