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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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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와 나

    #아버지 #엄마

    1992년 고등학교 2학년 때 저는 아버지를 처음 만났습니다.
    그때까지 저는 아버지가 없는 아이였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집을 나가 방랑생활을 시작하셨고 저는 몸이 아픈 엄마와 함께 살았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모르는 아저씨가 찾아와 딸이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만나본적 없는 사람을 저는 도저히 아버지라고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를 만나던 날 고등학교 2학년 이였던 제가 아이처럼 숨어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없는 제 삶은 외로웠고 슬펐습니다.
    날마다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아버지가 저를 잊으신 걸까요?”
    “하나님! 우리 아버지는 돌아가신 건가요?”
    “하나님!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그냥 아버지 얼굴이라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가슴에 가득 안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자라면서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은 원망이 되었고 원망은 미움이 되어 버렸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만난 아버지는 제가 29세가 되던 해에 노환으로 돌아 가셨습니다.
    그때까지도 전 한 번도 소리 내어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았습니다.
    부르고 싶지 않았고 불러 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색해서 입 밖으로 나오지도 않았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3개월 전 제 삶에 가장 귀한 보물인 첫 딸아이를 낳았습니다.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제 딸아이를 무척 보고 싶어 하셨는데 저는 보여 드리지 않았습니다.
    그 깊은 미움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 사이 저는 세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딸아이가 제게 물었습니다.
    “엄마! 나는 아빠 같은 남자와 결혼할거야”
    “엄마도 어렸을 때 그랬어?”
    옆에 있던 막내 녀석이
    “누나! 엄마는 아빠 없어”
    왜 그랬는지 모르지만 막내 녀석의 말에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놀란 막내가
    “엄마! 엄마, 아빠 보고 싶어서 울어?”
    라고 물어보는데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아버지에 대한 미움 마음 대신 죄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날이후 저는 천국에 계신 아버지와 친구가 되었습니다.
    가끔 퇴근길에 천국에 계신 아버지와 대화 합니다.
    “아버지! 내일은 벼리가 회장선거 나간다는데 꼭 당선되게 응원해 주세요”
    “아버지! 요즘에 김서방이 저한테 무뚝뚝하게 대하는데 잘 하라고 말좀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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